찰스 "You took the things that mean the most to me."
에릭 "Maybe you should have fought harder for them."
데퓨 뱅기 씬은 정말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서 찰스와 에릭의 방향성이 확연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찰스의 믿음은 자신을 향한 것이고, 에릭의 믿음은 세계를 향한다. 세계를 '듣고' '알았던' 찰스는 그것을 받아들여 이해해온 자기를 믿는다. 그러니까 디볼스 이후 흔들려버린 자신에 대해 믿음을 잃고 그렇게 망가졌던 거고. 에릭은 변하지 않을 세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즉,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하며) 자신을 더욱 강하게 벼려낼 수 있었던 거다. 그래서 둘의 대사가 더 확 와닿는데. 찰스는 유 어밴던드 '미', 에릭은 '어스 올'이다. 찰스가 에릭을 보자마자 때리고 울분을 담아 외친 건 믿음의 외부 기표인 에릭이 내부 기표 레이븐과 함께 떠나며 자신의 세계가 어그러지기 시작했다고 봤기 때문이겠지. 처음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지라도 기껏 모은 학원생들이 징집되고, 자신의 힘만으로 막을 수 없어지고, 사그라지는 의지를 넘어 악몽이 찾아오게 된 시원은 그날, 그때라고 생각하게 됐을 거다. 그리고 점차 커져가는 원망... 에릭에겐 그런 게 없었겠지. (고군분투하던 자신들을 외면했다고 분노했을지언정. 이것도 찰스가 먼저 어밴던드 미 안했으면 말 안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자기 때문에) 다리를 못 쓰게 되고 동생도 돌아선 친구에 대한 미안함은 있었기에 그날 밤 뱅기에서 체스를 제안하고 미안하다고 했을 거다. 친구니까, 너무나도 쉽게. 이 지점의 에릭은 정말 재미있는데, 살아오면서 '친구'라는 카테고리를 가져본 적 없었던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개인적인 것을 떼어서 볼 수 있는 걸까. 모든 '개인적인 것'에 대한 감정이 희박하기 때문일까. 그런 것 치고는 마지막에 니가 날 죽일 거냐며 (여유롭게) 제 갈 길 간다. 찰스가 저를 죽이지 못한다는 걸 아는 거다. 그리고 그 필생의 우정(...)이 어떻게 아포칼로 이어질 지가 궁금해지고 말이다.
+뭔가 썰을 풀려다가 계속 막히고 막혀서 뭘 적으려던 건지 방향성이 모호해졌지만...그래도 이왕 끌적인 거니 올려본다;;;
++왜 모바일에서 유툽영상이 안보이지..ㅠㅠ
http://www.youtube.com/watch?v=BeW3adk0mho&feature=player_embed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