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세하게 주변의 자기장을 조율하던 손짓이 일단락됐다. 가볍게 내쉰 숨결과 함께 마지막으로 손끝이 향했던 유리 조각에 반사된 빛이 눈동자로 뛰어든 순간, 둔탁해 보이는 헬멧이 기민하게 돌아갔다.

 

 

하늘이 너무 파랬다.

 

 

그 하늘을 수놓고 있는 것이 흰 구름이 아닌 스스로 도화선이 되어 터져 나온 불꽃과 폭발임에, 매그니토는 에릭 렌셔가 나오려는 것을 가까스로 막을 수 있었다. 눈에 비치는 푸른빛에 반사적으로 친구,를 떠올려 버린 남자를 애써 제 속으로 갈무리하며 매그니토는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이제 곧 눈앞의 건물이 무너져 내리며 피워 올릴 검은 연기와 불길에 하늘 따윈 금세 보이지 않게 될 것이었다.

 

 

 

그건,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다음은 당신이 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