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나잇, 찰스

잡동사니 2014. 10. 31. 02:17

내가 소리없는 비명과 함께 잠에서 깼을 때 너는 울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뇌파의 작용이 어느새 네게 전해진 것일까. 그런 날이 비단 하루에 그치진 않았지만 결국 끝까지 너는 그 내용에 대해 내게 말해주진 않았다. 다만 꼭 끌어안았을 뿐. 오늘 같은 밤이면 그 온기가 떠올라. 이처럼 추운 밤, 혼자 깰 때면. 식은 땀으로 젖은 허리를 감아오던 팔과, 내게 더운 숨을 불어넣어 주는 것처럼 키스해오던 네 입술 같은 것도. 그럼 부질없는 짓이란 걸 알면서도 헬멧을 벗곤 한다. 네가 날 부를리 없는데. 너는 이제 내게 마음을 열지 않을 걸 알고 있으면서. 그렇게 몇 분이고 허공을 응시하다 고요하게 머릿속이 가라앉고 나면 그제서야 다시 눈을 감을 수 있다. 목구멍 언저리에 걸린 듯 끝끝내 너의 이름이 소리가 되어 나오지는 않지만. 너에게 이런 밤이 찾아오지 않기만을 바라. 이건 나의 몫이니까. 너의 꿈엔 내가 없기를. 나라는 과거의 망령이 너를 괴롭히는 일 없기를. 잘 자게나, 친구여. 





+그냥 멍하니 어두운 방에 앉아 찰스를 생각하는 에릭이 보고싶었다고 한다. 




다음은 당신이 될지 모릅니다!